우리 아이들, 외모ㆍ신체ㆍ학업성적 등 불만족으로 행복도 낮아
우리 아이들, 외모ㆍ신체ㆍ학업성적 등 불만족으로 행복도 낮아
  • 장은재
  • 승인 2015.05.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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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국가 아동 주관적 행복감 비교 연구 결과 발표
국제 심포지엄 21일 오전 10시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 

[베이비타임즈=장은재 기자] 주관적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 등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감이 15개국이 참여한 국제 비교 조사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아동이 불행한 요인으로는 시간 선택의 자유가 부족한 점과 학업성적, 외모 비교 등으로 인한 낮은 자존감 등이 꼽혔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18일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노르웨이, 루마니아, 이스라엘, 터키 등 전체 조사 대상 15개 국가 중 주관적 행복감 조사에 참여한 12개 국가에서 만 8세, 10세, 12세 아동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아동의 행복감이 10점 만점 중 각각 8.2점, 8.2점, 7.4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12개국 평균은 각각 8.9점, 8.7점, 8.2점이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5학년인 만 10세를 기준으로 보면, 루마니아(9.3점), 콜롬비아(9.2점), 노르웨이(8.9점) 등의 행복도가 높았으며, 한국보다 경제발전 정도가 낮은 네팔(8.6점), 에티오피아(8.6점), 남아공(8.7점) 등도 한국(8.2점)에 비해 행복도가 높았다. [그림1]

 


또한 △가족 △물질 △대인관계 △지역사회 △학교 △시간 사용 △자신에 대한 만족 등 영역별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 영역에서 한국 아동의 만족도가 15개국 평균보다 낮았다. 물질적 수준의 경우 좋은 옷, 컴퓨터 등 9개 필요물품 중 평균 8.5개를 소유하고 있어 조사대상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나 그에 대한 만족도는 네팔, 남아공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ㅠ

특히 자신에 대한 만족과 학교 만족 영역 가운데 자신의 외모, 신체, 학업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각각 7.2점, 7.4점, 7.1점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를 보였다. [표1] 

 


연구진은 이처럼 외모와 신체 등 자기 자신과 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낮은 이유에 대해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경쟁을 강요하는 부모와 사회 분위기를 꼽았다. 

이번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한국 아동의 외모와 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부모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느라 항상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위축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진이 아동의 행복도에 국가별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연구진이 여가, 환경, 학습, 돈, 관계, 시간 선택의 자유, 자기 자신 등 아동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7가지 요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과 ‘시간 선택의 자유’의 영향이 아동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었다.  

한국 아동이 타국 아동에 비해 행복도가 낮게 나타나는 이유도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 정도가 낮고, 시간 선택의 자유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선택의 자유’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학업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데다, 시간이 생기더라도 아동 스스로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어려운 현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봉주 교수는 “그동안 아동 관련 정책이 학습과 물질적인 지원에만 치중돼 있었다”며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고 아동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동들이 삶에서 중요한 영역(가족, 돈, 관계, 동네, 학교, 시간사용, 외모)들에 만족하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 아동은 ‘가족’에 가장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된 아동 대상 인터뷰에서도 확인돼, 아이들은 부모와의 놀이, 여행, 여가 활동이 자신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유조안 교수는 “아동의 행복한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형제와 함께 대화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가족이 함께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근로환경을 비롯한 근본적인 정책과 사회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한국을 비롯해 15개 국가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을 비교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21일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다.  

심포지엄에는 한국 연구를 담당한 이봉주 교수를 비롯해 이스라엘, 네팔, 터키, 일본, 홍콩 등에서 온 국내외 아동 삶의 질 전문가들이 참여해 국가별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를 비교 발표하고 아동의 행복감 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 [the International Survey of Children’s Well-Being (ISCWeB)]”는 아동의 행복과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15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국제연구로, 국제아동지표 연구그룹인 Children’s Worlds가 Jacob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책임연구원 이봉주 교수)가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2012년 아동 삶의 질 지수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고, 현재는 세이브더칠드런과 Jacobs Foundation의 공동지원을 받아 연구 중에 있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네팔, 노르웨이, 독일, 루마니아, 스페인, 알제리, 에스토니아, 영국, 이스라엘 등 15개 국가에서 만 8세, 10세, 12세 아동 5만 2,1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현재 미국,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의 국가에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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