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민의 육아보감] ‘건강한 아이 인상 ’ 판별과 가꾸기
[홍성민의 육아보감] ‘건강한 아이 인상 ’ 판별과 가꾸기
  • 이진우
  • 승인 2018.01.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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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민 교수.

 


동양문화에서 아이의 존재 가치는 가족의 번영과 미래를 위해 어른보다 더 귀하게 대우받았다. 특히 유교문화에서 제례행위는 가문의 생존권과도 직결되어서 대(代)를 이를 아이를 훌륭히 양육하는 것은 가문의 영광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아이 기르기’는 집안의 대를 잇는 일로서 ‘구사(求嗣:대를 이을 자식보기)’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다. 
조선시대 영유아 사망률을 정확히 추정할 수 없지만, 일본학자 이시 미나미코쿠(石南國)가 추정한 1906~1910년 기간 조선인의 평균 수명이 남자 22.6세, 여자 24.4세로 매우 낮았던 사실을 유추해 볼 때 영유아 사망률이 크게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선통계시보>에 따르면 1930년대 당시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중 5세 미만 아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9%에 이르고, 이 가운데 출산아동의 약 4분의 1이 돌 이전에 사망했다. 
일제 강점기보다 의료 환경이 더 열악했을 조선시대의 영유아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도 자식 11명 중 7명이 세 살 이전에 병사했다고 하니 양반 출신이 아닌 평민 이하 계층의 아이들은 질병으로 단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다. 
그만큼 무병장수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가문의 존망과 직결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은 가문을 보존하고 대대손손 자손들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기대와 바람 속에서 장수하고 귀하게 될 아이의 인상을 미리 판단하고자 애썼다.
건강하게 잘 자랄 아이의 인상 판단법은 조선시대의 여러 문헌에 등장한다. <동의보감>,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등에 따르면 양육하기 좋은 아이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첫째, 모발과 눈썹 숱이 많고 선명하면 좋은 인상이다. 
눈썹과 모발의 색은 윤택한 검은색이 좋다. 한의학에선 머리털이 풍성하면 혈(血)이 튼튼하여 건강하다고 본다. 혈기(血氣)가 줄어들면 백발이 되고 머리숱이 빠진다. 
빨간색과 노란색은 수기(水氣)와 상극의 색깔이다. 노란머리와 빨간머리로 염색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의 머리털은 반드시 검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눈썹은 간(肝)에 속하는데 눈썹이 진할수록 간 기능이 좋다. 눈썹이 약한 아이들은 간이 약해서 자주 피곤해 하며 짜증을 잘 내고 산만하기 쉽다. 
둘째, 두피(頭皮)의 피부가 두껍고 잔머리털이 없으면 귀한 아이의 인상이다. 
신생아는 대천문(大泉門)과 소천문(小泉門)이라고 불리는 정수리의 뼈가 완전히 결합되지 않고 열려 있는데 소천문은 생후 6~8주에 닫히고, 대천문은 생후 14~24개월 정도에 닫힌다. 
두피가 두꺼울수록 두개골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뇌를 보호하는 포장재는 두피와 모발이다. 
두피의 피부에 쿠션감이 느껴지면 재복(財福) 좋은 아이의 상이다. 아이의 이마에 잔머리털이 많으면 초년에 고생하거나 부모의 운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셋째, 입으로 숨 쉬지 않고 코로 숨을 쉬면 건강하게 잘 자란다. 
의학적으로 구강호흡은 비염, 안면이상, 성장저하, 만성 피로감을 불러온다. 미국 일반치과학회(AGD) 연구팀에 따르면, 구강호흡이 치아와 구강변형, 알레르기성 질환 등을 일으킨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의 구강호흡은 안면 변형뿐만 아니라 향후 고혈압이나 심장병, 수면장애를 유발한다고 한다. 의학적인 이유로 보아도 구강호흡은 좋지 않다.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입으로 내쉬면 탈기(脫氣)가 되어 건강이 약해지고, 폐기능이 나빠진다.
넷째, 코가 높고 입술이 붉고 도톰하면 양육하기 좋은 아이의 얼굴이다.
인상에서 코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소이다. 아이의 코가 높을수록 자존감도 강하고, 부모에게 의존성이 덜해지며 자기의 할 일을 스스로 잘 하는 아이이다. 입술이 붉으면 혈액순환과 기혈(氣血)의 흐름을 점검할 수 있다. 다섯째, 아이의 눈빛이 샛별처럼 빛나고 울음소리가 우렁차면 건강히 잘 크는 아이이다.
아이의 눈이 맑고 빛나면 총명하고, 목소리가 크게 울리면 행운이 따라 붙는다. 잔병치레를 하는 아이라면 울음소리로 건강회복력을 알 수 있다. 목청껏 소리치며 지치지 않고 계속 우는 영유아는 병에서 금방 회복할 수 있다. 
여섯째, 남자아이의 음낭이 주름지고 검을수록 좋다. 음낭은 신장과 방광의 기운을 나타내며 자손의 생산력을 주관한다. 아이의 음낭색이 진하고 주름이 많을수록 수기(水氣)가 많아서 정력(精力)이 좋은 건강한 아이의 인상이다. 일곱째, 뼈가 튼튼하고 적당히 살이 오른 건강한 체형으로 귀가 클수록 부모 복이 많다고 본다.
종합해 정리하면, 황적색의 염색머리, 옅어서 흐린 눈썹, 고도비만, 마른 저체중의 아동이라면 조선시대에는 양육하기 어려운 인상이다. 기르기 힘든 아이는 산만하거나 소통능력이 부족해져 주의력 결핍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관상도 이미지 변화를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이마에 잔머리털이 많으면 헤어라인을 정리해주거나 머리카락을 이마 위로 넘기는 헤어스타일로 바꾸면 된다. 
아이의 눈썹을 정리해서 눈썹털이 많이 자랄수록 영양제를 바르거나 신경을 써준다면 좋을 것이다. 
귀 마사지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귀의 연골을 성장시켜 아이의 귀가 커질 수 있다. 귀가 클수록 부모 복이 좋아지므로 귀가 큰 아이를 둔 부모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으니 부모가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된다는 말도 된다. 오늘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현실에서 나라의 희망은 인적자원밖에 없다. 특히, 건강하고 부귀영화를 누릴 아이가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고 낙관적이다. 
출산율 하락을 막을 수 없다면 아이라도 잘 키워야 한다. 19세기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월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Rainbow)’라는 시에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노래했다.
고사리처럼 여리고 작은 아이들이 부모세대를 먹이고 입히고 책임져줄 ‘또다른 부모’ 역할을 하는 날이 그리 머지 않았다.

 


■ 홍성민 교수는 현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세대 미래교육원, 아주대, 서울교육대에 출강하고 있다. 경제단체 및 기업체 특강, 방송사 출연 등 인상분석(관상)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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