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초 학생간 집단구타 “학교폭력-심한 장난” 논란 확대
숭의초 학생간 집단구타 “학교폭력-심한 장난” 논란 확대
  • 김복만
  • 승인 2017.06.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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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측 “야구방망이 구타·바디워시 강제 흡입” 주장학교측 “플라스틱 방망이로 장난 수준 학교폭력 아니다”교육청 조사 착수…교육부 가이드북 “장난 빙자도 폭력”
▲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서울 유명 사립 숭의초등학교의 지난 4월 수련회에서 발생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유명 배우 아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3학년 같은 반 급우들 집단 구타를 놓고 피해자측과 학교측이 상반된 주장을 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9일 숭의초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같은 반 급우 4명으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밝힌 피해학생 측은 가해학생들이 담요를 씌우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바디워시액을 강제로 먹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 학생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학교에 가지 못할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을 자체 조사한 숭의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생들이 이불 아래 사람이 깔렸는지 모른 채 장난을 쳤고, 야구방망이는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다”고 자체 조사한 내용을 알리고 “심한 장난 수준이지 학교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디워시액도 피해 학생이 먼저 맛을 보자 다른 학생들이 말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애초 구타 행위 4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던 대기업 총수 손자가 나중에 가해자 명단에 빠지면서 고의적 누락 의혹이 일자 학교 측은 “다른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구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배우 윤손하 씨도 언론 보도 초기엔 “보도 내용이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 악의적으로 편집돼 방송으로 나갔다”며 반발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하룻만에 사과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피해자와 가해자 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비화되자 서울시교육청 산하 중부교육지원청은 19일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중부교육지원청의 장학사 등 3명으로 구성된 특별장학반은 학교 관계자와 관련 학생을 대상으로 수련회 당시 집단구타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듣고 학교측 대응조치가 적절했는지 파악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면 감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특별장학반의 현장 조사는 2∼3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숭의초 측의 ‘장난성 행위’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의 현행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장난을 빙자한 폭력 행동도 분명히 ‘학교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가이드북은 “장난을 빙자한 꼬집기, 때리기, 힘껏 밀치는 행동 등도 상대 학생이 폭력행위로 인식한다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숭의초 학교폭력대책자치위가 주장하는 ‘장난 또는 사소한 행위, 무심코 한 행위는 학교폭력이 아니다’는 가이드북 내용을 모르거나 일부러 무시하는 자의적 판단이며, 장난일지라도 피해학생이 고통을 받았다는 인지 여부가 학교폭력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14년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가해 이유로 ‘단순히 장난으로’라는 응답이 28%나 차지했고, 특히 남학생의 경우 그 비율이 35%나 돼 학생들이 가해행위를 장난으로 둘러대거나 가볍게 치부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지나친 장난이더라도 교사와 보호자가 적극 개입해서 차단할 필요가 있고, 일선 학교도 학교폭력의 좀더 명확한 개념과 사례를 학생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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