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어린이집 탐방] 정을 나누는 따뜻한 노량진2동어린이집
[모범어린이집 탐방] 정을 나누는 따뜻한 노량진2동어린이집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6.12.02 10: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부모·학부모·형제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어린이집
열두달 인사말·38선 바른 먹거리·동화프로젝트 운영
동작구 육아종합 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통 충효예절학교에 노량진2동어린이집 원아들이 참여해 옛날이야기 듣기, 다도 예절 체험, 옛날 놀이체험, 옛날 놀이도구 만들기를 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취재를 위해 찾아간 노량진2동어린이집은 대로에서 살짝 벗어나 전형적인 주택들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예스러운 색채의 주택들 사이로 눈에 확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색으로 꾸며진 노량진2동어린이집이 기자의 눈에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귀여움을 뽐내는 아이 같아 보였다.

명순희 노량진2동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이 위치한 지역이 각박한 세상과는 달리 아직도 정이 남아있는 곳이라면서, 그런 지역적 특성 덕분인지 노량진2동어린이집도 학부모님들과 교사들이 함께 정을 나누는 따뜻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각박하고 험한 세상에서 속에서 1등이 되려고 살아가기보다는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란다는 서울 동작구 구립 노량진2동어린이집의 명순희 원장을 만나봤다. 

명순희 노량진2동어린이집 원장

Q. 노량진2동어린이집은 어떤 곳인가?

A. 저희 노량진2동어린이집은 1995년에 개원한 11년 된 어린이집입니다. 현재 어린이집 시설은 2002년에 신축한 것으로 차량 이동이 거의 없는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파출소 경찰관 분들이 수시로 순찰을 다니셔서 안전합니다.

지역 특성상 맞벌이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고, 이 때문인지 다른 원에 비해 조부모님들이 자주 아이들의 등·하원을 도와주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5월이나 6월에 가정의달 행사를 할 때 조부모님들을 초청해 간단한 재롱잔치를 선보이고 아이들이 조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도 갖습니다.   

또 자녀가 3명인 다둥이 가정의 아이들이 많은 어린이집입니다. 현재도 3형제 모두 저희 원아인 가정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다른 가정도 3형제가 함께 다녔는데 지금은 첫째가 졸업해서 초등학교 1학년이 됐습니다.  

3자녀 다둥이 가정 외에도 지난해의 경우 만1세반 아이들 10명 중 7명이 기존 학부모님들의 아이들이었습니다. 덕분에 학부모님들이 이미 어린이집 분위기나 프로그램, 교사들을 잘 알고 계셔서 편했습니다(웃음). 

이런 특성들 때문에 저희 어린이집은 열린어린이집을 시행하기 전부터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에 자주 오셨고, 지금도 원의 3층 야외 공간에서 아이들이 물놀이 할 때면 아버님들도 오셔서 아이들과 온 몸으로 놀아주십니다.

또 원에서 가족초대행사를 할 때면 조부모님과 학부모님, 졸업생 아이들도 많이 와서 함께 참여할 정도로 항상 정이 넘치고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학부모님들이 교사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신뢰를 쌓다보니 민원도 없고, 심지어는 졸업생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을 많이 홍보해주셔서 그 덕분에 어린이집 입소대기신청을 하게 됐다는 학부모님이 계실 정도입니다. 

노량진2동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등하원을 도와주시는 조부모님들을 위해 매년마다 어버이날을 맞아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보여드리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Q. 어린이집의 특색프로그램은?

A. 노량진2동어린이집은 제가 원장으로 오기 전부터 운영해온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열두달 인사말’이 있습니다. ‘열두달 인사말’은 아이들이 등·하원할 때와 가정에서 인사할 때 매월 정해진 덕목에 따라 정한 인사말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예를 들어 오는 12월의 덕목은 ‘나눔’으로 인사말은 ‘사랑을 주는 OOO이(가) 되겠습니다.’입니다. 그럼 12월 한 달 동안은 아이들이 교사들과 부모님께 인사할 때 이 인사말을 사용합니다.

그럼 교사가 교육하는 것 외에도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인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되새기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처음에는 버벅거리던 아이들이 문장을 제대로 말하게 되면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고,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의 인사를 받을 때마다 뿌듯해하십니다.  

또 저희 어린이집은 연간으로 진행하는 보육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배려를 주제로 캠페인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 프로그램으로 서울시 우수보육프로그램에 공모해서 장려상을 수상하고 동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우수사례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는 ‘3·8선(饍) 바른 먹거리’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3·8선(饍)’은 3세부터 80세까지 건강하게 잘 먹자는 뜻으로 숫자 3·8과 반찬을 의미하는 선(饍)을 사용해 이름 지었습니다.

3·8선 바른 먹거리 활동 중 아이들이 평소 먹기 싫어하는 채소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시금치, 당근, 콩나물 등을 이용해 잡채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창 자라날 시기인 아이들에게는 좋은 음식을 먹고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식생활 교육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게 됐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님들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먹거리와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어린이집 대상 영유아 식생활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과일·채소를 이용한 간식비와 우수농촌식생활체험공간 등을 활용한 현장체험학습비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사업에 협조하고 있는 휴롬이 2주간 아침마다 어린이집에서 과일과 채소를 착즙해 아이들을 위한 건강주스를 제공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과일과 채소도 주스로 만들어주니 굉장히 좋아하면서 잘 먹었습니다. 

체험학습으로는 풀무원 김치박물관이나 다인네외가집, 산울안민속농원 등을 방문해 김장김치 담그기 체험이나 전통음식문화 체험, 농촌체험 등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즐거워하고, 놀면서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교육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특색프로그램으로는 동화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독서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유아반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가정과 연계해 누리과정지원비에서 10달 동안 한 달에 동화 한 권씩 지원해서 아이들이 오고가며 동화를 읽고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주제를 선정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딸기와 관련된 동화를 읽고 주제를 딸기로 정합니다. 그 후에는 딸기와 관련된 것들을 생각해보며 사고력을 확장합니다. 

바른 먹거리 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딸기 농장을 방문해 아이들이 직접 딴 딸기를 이용하여 잼을 만들었다.

‘딸기는 어디서 재배될까?’라는 질문에 아이들이 파주 농장을 얘기하면 교사들이 일정을 짜서 실제로 체험을 간다든지,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딸기를 수확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하면 학부모연계수업을 계획해 아이와 학부모님이 함께 다른 원아들에게 딸기 수확 경험을 발표하는 형식입니다.

아이들이 주제를 보고 생각을 확장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따로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아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재미와 흥미에 따라 주제가 변화하기도 하고 다양한 생각의 결과물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결과물을 학부모님들께 선보이기 위해 12월에 동화프로젝트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지역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있나.

A. 여느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저희 노량진2동어린이집도 여러 지역사회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독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독서통장을 만들어 도서를 대여하게 하는데, 도서 대출 시 100원씩 저금통에 넣도록 합니다. 이 저금통은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합니다.

또 어린이집과 가까운 곳에 구청이 있어서 구청에서 하는 어린이 행사에 많이 참여하며, 지역주민센터와 연계해 동네 경로당에서 작은 재롱잔치를 진행하고 추석에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송편 만들기도 합니다.

곧 다가오는 12월에는 주민센터에서 일일찻집을 여는데 재능기부로 우리 교사들이 가서 같이 꾸며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간단한 발표도 합니다. 이밖에 인근에 있는 지하철 장승배기역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대중교통 예절 및 배려문화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2015년 진행된 프로그램 중 ‘하하하 즐거운 배려’에서 아이들과 함께 현수막, 띠, 팻말을 만들어 동네를 돌아다니며 캠페인을 진행했다.

Q. 프로그램 외에도 자랑할 만한 점이 있다면.

A. 교사들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저희 교사들은 푸근하고 따듯한 엄마 같은 분위기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항상 밝게 웃는 분들입니다.

학부모님들이 칭찬해주시는 부분도 교사들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것 같아서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은 교육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을 어떻게 전개해서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가’가 교사의 능력이라고 봅니다.

교사는 욕심과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열정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계획과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도 잘 실천하지 못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저희 교사들은 훌륭한 교사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항상 열정과 욕심을 가지고 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마지막으로 보육목표는 무엇인가.

A. 저와 저희 원의 보육목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사랑실천과 인성교육’, ‘전인적 교육을 위한 적합한 보육환경’, ‘동작구 지역의 특성에 맞는 보육서비스’.

보육의 기본은 사랑에서 출발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해야 제대로 된 보육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아무리 환경적으로 좋아도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기본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타고난 기질에 맞게 가르치고, 아이들의 바탕이 되는 인성을 바로 세워주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꿈나무인 우리 아이들이 각박하고 험한 세상 속에서 1등이 되려고만 하기보다는 아이가 행복해 하는 일을 찾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