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갚아야 할 그 시절의 빚
[조영임칼럼] 갚아야 할 그 시절의 빚
  • 온라인팀
  • 승인 2016.08.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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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히로히토가 사단법인 일본방송협회(현재의 NHK) 라디오로 항복선언을 하여 일본이 패망하고 조선이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광복절이라 부르고 북한에서도 해방절이라 하여 이날을 기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새도 없이 우리나라는 1950년 남북 전쟁을 맞이해 1953년까지 전쟁을 치루게 되었고 우리나라 경제의 3분의2가 파괴되었고, 국민의 3분의1은 거지가 되는 형국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많은 공적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공기관이 개도국 발전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말함)을 해준 덕분으로 1950년대 국민소득 63달러이던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1,000달러를 기록하였고, 최근 2000년대에는 2만달러로 크게 높아졌고 2016년 오늘날에는 3만달러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참으로 엄청난 성과이고 외국에서는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지원하는 ODA는 이렇게 전쟁이나 여러 재해를 입어 어려워진 국가를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구분하여 지원하는 아주 고마운 제도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 적자가 나거나 또는 급격한 외화의 방출(예를 들어 빈번한 해외여행)로 적자가 난 나라에게 돈을 빌려주는 기능을 하는 국제기구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약 40년간 총 46억7,000만 달러를 양자원조를 통해 지원받았는데 현재는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성공사례를 보이고 있다. 성공의 핵심요인은 과학기술 역량강화에 주력해왔기 때문인데, 초기부터 과학기술개발 및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KIST 등 국책연구기관을 설립하고 관련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에 주력해온 점이 주요한 성공의 요인이다. 

 


또한 원조로 받은 ODA 자금을 기술개발에 집중 투입하여 산업발전을 이루고 여기에서 발생한 부가가치를 이용하여 고용창출과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수여국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요성이나 산업발전보다는 의식주 위주의 시급성에 중심을 둔 원조로 지원되다 보니 투자에 비해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보건, 의료 등이 시급하게 지원되어야 할 분야인 것은 맞지만 원조의 대부분이 시급성에 따라 동 분야에 배분되면서 수원국 산업발전에 필요한 기반확보가 어려워져 수원국의 자립이 그만큼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과학기술, 정보통신 등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초기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소프트한 측면에서의 핵심인 지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역량을 갖기 위해 일찌감치부터 서둘러 노력한 점이 아주 주효했다.

▲ KIST 건물 전경(왼쪽 사진)과 국립의료원 전경.

 


내친김에 우리나라 자랑 좀 하자. 2010년에 OECD 회원국에 가입하면서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명실상부 전환한 것 뿐 아니라, ICT는 2010년부터 2012년, 2014년 연속 세계 1위를 하였고, 2016년에는 세계 3위를 하는 성과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도 이제 당당히 OECD 국가이며 ODA 사업을 수행 중인 국가 중 하나로서, 앞으로는 우리나라와 발전전략과 연계된 ODA 사업을 펼칠 때가 온 것 같다. 특히 수여국들에 지원하는 ODA 자금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종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선진화된 ODA 추진방식이 필요하다. 

아니 우리나라는 그동안 많은 국가로부터 원조를 받아 성장해온 만큼 우리도 그 어려운 시절 받은 것에 대한 갚아야 할 빚이 분명 있는 것이다. 

이미 캐나다, 미국, 영국은 연간 예산중 매년 일정 금액을 ODA 자금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자국의 발전방향과 맞추어서 계획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따라서 유일한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나라인만큼 우리나라의 성공 모델을 해외 개도국에 전수하여 다같이 잘사는 지구촌이 되도록 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며칠간 리우 올림픽에 푹 빠져 밤잠을 설치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대단함에 경탄을 금치못하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민족은 매우 대단한 민족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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