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저출산 대책…‘결혼’ 생각 미혼여성 10% 불과
겉도는 저출산 대책…‘결혼’ 생각 미혼여성 10% 불과
  • 김복만
  • 승인 2016.07.1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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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인구절벽’ 전철 밟는 한국사회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부가 잇따라 저출산 대책을 밝히고 있으나 ‘수박 겉핧기’ 대책으로 일관하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혼여성 가운데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미혼여성 10명 중 3명은 자녀가 없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0일 발표한 ‘2015 출산력 조사’ 에 따르면 미혼여성 가운데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10%도 되지 않았다.

미혼여성의 7.7%만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미혼여성의 3분의 1에 가까운 29.5%는 자녀가 없어도 무방하다고 대답했다.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답한 미혼여성은 28.4%에 불과했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지난 2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2014년보다 0.9% 줄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과 함께 ‘인구절벽’에 다가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황교안 국무총리(가운데)와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왼쪽 두 번째),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왼쪽 다섯 번째), 손숙미 인구보건협회장(왼쪽 세 번째)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인구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우리나라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을 보이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2024년부터 우리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모자라기 시작해 2060년에는 900만명 이상의 노동력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국의 ‘인구절벽’ 문제는 국가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핵폭탄보다 더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양육비, 생활비 지원 등 일부 금전 지원이나 부분적인 대책만 내놓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저출산이 지속돼 ‘인구절벽’에 맞닥뜨리면 우리나라도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처럼 심각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근본 원인은 바로 ‘인구절벽’이다”면서 “한국이 인구절벽을 예방하지 못하면 지난 60년간 경험하지 못한 사태가 곧 닥친다”고 경고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저출산 문제는 국가와 기업이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미혼남녀의 결혼과 기혼남녀의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자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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