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응답하라 어린이안전
[조영임칼럼] 응답하라 어린이안전
  • 온라인팀
  • 승인 2015.12.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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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지고 특히 아이들 방학이 다가오면서 아이들이 외부보다는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만큼 가정의 안전에도 신경이 쓰인다.

한국소비자원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소비자기본법에 의거해 전국의 66개 병원, 18개 소방서 등 위해 정보제출기관과 1372소비자상담센터 등을 통해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평가하는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를 조사한 결과, 2011년 20,732건, 2012년 22,807건, 2013년 24,312건, 2014년 27,381건으로 어린이 안전사고가 최근 4년간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해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으나 불의의 사고로 인한 사망과 장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고 사망자가 통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중 어린이 연령층이 가장 많다고 한다.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부담은 점점 증가하여 암과 심장질환의 의료비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는 한번 사고가 나면 그 피해가 평생 남고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에 특히 사전 예방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는 발달 특성상 주변의 사물이나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나 탐구심은 높으나 아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나 운동 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사고에 대한 위험상황 예측 능력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의하면,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가정’으로 전체 사고의 67.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여가 및 문화놀이시설’ 8.1%, ‘교육시설’ 7.6% 등이다. 전 연령층에서 ‘가정’이 가장 높은 안전사고 발생지역이라고 하니 우리의 보금자리인 ‘가정’은 안전한지 새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연령별로 안전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1세 미만은 보호자의 부주의 등으로 침대·소파 등에서 추락하는 사고, 1세~3세는 거실·방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았다.

4세~6세 역시 침대·소파 등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많았는데, 1세 미만의 추락사고와 달리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해지면서 침대, 소파 등에서 뛰거나 놀다 추락해 다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취학기인 7세~14세 연령에서는 자전거, 스케이트 등의 스포츠 활동 중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사고가 많았다.

특히 어린이가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는 중독, 화상, 삼킴 사고 등은 1세~3세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독사고 중 59.9%, 화상 사고의 54.9%, 삼킴 사고의 51.7%가 걸음마기에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 3년간 접수된 14세 이하의 ‘삼킴사고’는 완구의 부속품 등을 삼킨 사례가 11.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구슬 8.0%, 동전 4.8% 등이 뒤를 이었다. ‘골절사고’는 놀이터 및 놀이시설에서의 골절사고 비율이 37.3%로 가장 높았는데,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7세~14세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사고’는 전기(압력)밥솥 증기에 의한 화상사고가 1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수기 12.3%, 불판 5.6% 등의 순으로 많았다. 마지막으로 ‘중독사고’는 1,004건으로 의약품 25.7%, 살충제 6.7%, 표백제 6.4% 등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의약품 및 화학제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안전사고의 3분의 2가 가정에서 발생하였다고 하는 통계를 접하고 보니, 우리가 너무 안전불감증 시대에 사는 것은 아닌지, 안전은 내가 아니라 국가가 알아서 안전한 국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주장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왜 이렇게 가정에서 어린이 안전사고가 많은가? 가정에서는 대부분 보호자들이 막연히 ‘지켜보고 있다’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주원인인 것 같다. 또한 가정내 각종 생활용품이나 시설물이 어른 위주로 돼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는 어른 흉내를 내거나 무서운 것도 모르며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특성을 보호자들은 종종 잊는 것 같다.

실제로 필자의 아이가 돌 지났을 무렵,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아이가 뜨거운 다리미에 손을 가져다 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지금도 20살이 훌쩍 넘은 아이의 손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사고는 어린이만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가 유행이다. 다시 한번 ‘응답하라 어린이 안전'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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